한국디지털경제신문 우혜진 기자 | 정치권, 금융당국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까지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독점적 지위를 견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지난 21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비트의 독점적 구조를 지적하는 질의에 "조사해 보겠다"고 답했다.
업비트의 시장점유율은 57% 수준으로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분류된다. 2위는 40% 점유율의 빗썸, 나머지 3%를 코인원·코빗·고팍스 3개 거래소가 나눠 가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가상자산 시장 총 예치금 5조 원 중 3조 7000억 원을 업비트 제휴 은행인 케이뱅크가 보유하고 있다. 전체의 75%에 달한다. 이어 빗썸의 농협은행이 1조 원대, 코인원의 카카오뱅크가 1천억 원대를 가지고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업비트 의존도가 높아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거래소 1거래은행 체제 지적...후발주자 따라잡기 힘든 구조
업계에서는 시장 독점이 심화된 주요 이유 중 하나로 '1거래소 1은행' 체제를 꼽고 있다. 각 은행을 이용하는 다양한 고객들을 끌어오기 힘들어 먼저 기회를 잡은 업체들을 후발주자들이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앞서 업비트는 2020년 케이뱅크와 제휴한 뒤 가상자산 투자 열풍에 힘입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한때 시장점유율이 90%에 이르렀다. 온라인은행인 케이뱅크는 계좌개설이 쉽고, 가상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청년 고객이 많아 업비트가 시장지배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업비트의 시장 독점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같은 문제가 지적되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으며, 시장 구조적 문제나 독과점 이슈는 ‘가상자산위원회’를 구성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