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디지털경제신문 김공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로 미국 가상화폐 산업에 훈풍이 불면서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 계획을 세우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은 빠르면 내년 1분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며 계획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크라켄은 현재 거래량 기준 세계 10위권에 드는 대형 거래소로, 2024년 매출은 15억 달러(약 2조 1천억 원)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같은 해 조정된 순이익은 3억 8천만 달러에 달한다.
크라켄은 수년 전부터 상장을 추진해 왔지만, 바이든 행정부 시절 SEC(미 증권거래위원회)의 소송과 강화된 규제 탓에 계획이 지연됐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며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실제로 크라켄은 SEC와의 두 건의 소송 중 하나를 합의로 마무리했고, 다른 소송은 SEC가 철회하기로 하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7일에는 크라켄의 공동 CEO 아르준 세티가 트럼프 대통령 주재의 ‘디지털 자산 서밋’에 초청된 24명의 업계 리더 중 한 명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상장을 준비하는 건 크라켄뿐만이 아니다. 윙클보스 형제가 설립한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도 올해 상장을 목표로 자문사와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미니는 규모 면에서는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미치지 못하지만, 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기업이다.
제미니 공동창업자들은 과거 CFTC(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로부터 소송을 당했으나, 올해 초 수십만 달러의 벌금을 내는 조건으로 합의하면서 법적 리스크를 해소했다.
이 밖에도 페이팔 공동창업자이자 공화당의 대표적인 후원자인 피터 틸이 지원하는 불리쉬 글로벌(Bullish Global),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 디지털 자산 보관업체 비트고(BitGo) 등도 상장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가상화폐 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 조달 기회를 노리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상장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