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디지털경제신문 김공탁 기자 | 교보생명과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간의 오랜 풋옵션 분쟁이 7년 만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7일 교보생명은 어피니티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각각 9.05%, 4.50%)을 신한투자증권, SBI그룹 등 국내 금융사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 가격은 주당 23만4천원으로, 초기 인수 가격(주당 24만5천원)보다 1만1천원 낮은 수준이다.
당초 어피니티는 풋옵션 행사 가격으로 주당 약 41만원을 요구했으나, 교보생명은 2023년 8월 자사주 매입가인 19만8천원을 시장가치로 평가해 양측의 가격 차이가 협상의 큰 걸림돌로 지목됐다. 그러나 어피니티의 리더십 교체와 양사 간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결국 상호 만족할 만한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번 거래로 2012년 교보생명 지분 인수를 위해 결성된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참여 펀드 중 절반이 지분을 매각하면서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교보생명은 남아 있는 재무적 투자자인 IMM PE(5.23%)와 EQT(5.23%)도 조만간 매각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며, 이로써 풋옵션 분쟁이 완전히 종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병철 어피니티 한국 총괄대표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윈윈할 수 있도록 성실히 협의해 합의점을 찾았다”며 “파트너십은 종료되지만 교보생명의 지속 성장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도 “주주 간 대화와 협의를 통해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에 협상이 마무리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지주사 전환 및 미래 성장 전략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보생명과 재무적 투자자들 간의 풋옵션 분쟁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어피니티는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천원에 인수하며, 2015년 9월 말까지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교보생명의 IPO가 무산되면서 2018년 어피니티는 주당 41만원의 가격으로 풋옵션을 행사했고, 이후 신 회장과의 국제 중재 소송이 이어졌다.
지난달 신 회장이 어펄마캐피탈의 교보생명 지분 5.33%를 주당 19만8천원에 인수하면서 분쟁 해소의 전기가 마련됐다. 이번 거래로 양측의 장기 갈등이 해소됨에 따라, 교보생명은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중장기 경영 계획을 본격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