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디지털경제신문 김공탁 기자 | 지난해 국내 주요 은행들이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중단한 가운데, 방카슈랑스 판매를 확대해 전체 수수료 이익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ELS 판매 중단으로 인해 신탁 수수료 수입이 줄었지만, 이를 대체할 상품으로 보험 판매를 강화하면서 수익 구조를 보완했다.
ELS 위축 속 줄어든 신탁 수수료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신탁 수수료 이익은 총 7,310억 원으로, 2023년(7,860억 원)보다 6.9% 감소했다.
ELS 판매가 중단되면서 관련 신탁 수수료도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KB국민은행의 신탁 수수료가 2,410억 원에서 1,830억 원으로 24.1% 감소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3.6%(1,820억 원 → 1,750억 원), 3.3%(2,110억 원 → 2,040억 원) 감소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1,520억 원에서 1,690억 원으로 11.2% 증가했다. 이는 우리은행이 상대적으로 ELS 비중이 적어 판매를 지속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방카슈랑스로 대체…수수료 수익 확대
ELS 판매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은행들은 방카슈랑스 판매를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지난해 4대 은행의 방카슈랑스 수수료 이익은 3,670억 원으로, 전년(2,720억 원) 대비 35.0%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1,020억 원에서 1,440억 원으로 41.2% 증가했고, 신한은행은 350억 원에서 670억 원으로 91.7% 급증했다. 하나은행(610억 원 → 670억 원, 10.2% 증가)과 우리은행(740억 원 → 890억 원, 20.3% 증가)도 방카슈랑스를 통한 수익 증가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증가한 수수료 이익
이 같은 변화 속에서도 4대 은행의 전체 수수료 이익은 증가했다. 지난해 총 수수료 이익은 4조 870억 원으로, 2023년(3조 8,300억 원) 대비 6.7% 늘었다. 특히 KB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수수료 이익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ELS 판매 중단으로 신탁 수수료가 줄었지만, 방카슈랑스 판매가 늘어나 이를 보완했다”며 “저금리 기조로 인해 연금보험 등 확정금리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ELS 문제 이후 고객들이 정기 예·적금이나 방카슈랑스 등 대체 상품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은행들도 적극적인 영업 전략을 펼쳤다”고 덧붙였다.